태그 달린 클래스보다는 클래스 계층구조를 활용하라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표현할 수 있으며, 그중 현재 표현하는 의미를 태그 값으로 알려주는 클래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음 코드는 원과 사각형을 표현할 수 있는 클래스다.
class Figure {
enum Shape { RECTANGLE, CIRCLE };
// 태그 필드 - 현재 모양을 나타낸다.
final Shape shape;
// 다음 필드들은 모양이 사각형(RECTANGLE)일 때만 쓰인다.
double length;
double width;
// 다음 필드는 모양이 원일때만 쓰인다.
double radius;
// 원용 생성자
Figure(dobule radius) {
shape = Shape.CIRCLE;
this.radius = radius;
}
// 사각형용 생성자
Figure(double length, double width) {
shape = Shape.RECTANGLE;
this.length = length;
this.width = width;
}
double area() {
switch(shape) {
case RECTANGLE:
return length * width;
case CIRCLE:
return Math.PI * (radius * radius);
default:
throw new AssertionError(shape);
}
}
}
태그 달린 클래스에는 단점이 한가득이다. 우선 열거 타입 선언, 태그 필드, switch 문 등 쓸데없는 코드가 많다. 여러 구현이 한 클래스에 혼합돼 있어서 가독성도 나쁘다. 다른 의미를 위한 코드도 언제나 함께 하니 메모리도 많이 사용한다. 필드들을 final로 선언하려면 해당 의미에 쓰이지 않는 필드들까지 생성자에서 초기화해야 한다. 생성자가 태그 필드를 설정하고 해당 의미에 쓰이는 데이터 필드들을 초기화하는 데 컴파일러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엉뚱한 필드를 초기화해도 런타임에야 문제가 드러날 뿐이다. 또 다른 의미를 추가하려면 코드를 수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의미를 추가할 때마다 모든 switch 문을 찾아 새 의미를 처리하는 코드를 추가해야 하는데, 하나라도 빠뜨리면 역시 런타임에 문제가 불거져 나올 것이다. 마지으로, 인스턴스의 타입만으로는 현재 나타내는 의미를 알 길이 전혀 없다.
한마리도, 태그 달린 클래스는 장황하고, 오류를 내기 쉽고, 비효율적이다.
자바와 같은 객체 지향 언어는 타입 하나로 다양한 의미의 객체를 표현하는 훨씬 나은 수단을 제공한다. 클래스 계층구조를 활용하는 서브타이핑이다. 태그 달린 클래스는 클래스 계층구조를 어설프게 흉내낸 아류일 뿐이다.
태그 달린 클래스를 클래스 계층구조로 바꾸는 방법을 알아보자.
- 가장 먼저 계층구조의 루트(root)가 될 추상 클래스를 정의하고, 태그 값에 따라 동작이 달라지는 메서드들을 루트 클래스의 추상 메서드로 선언한다. 앞선 코드의 area가 이러한 메서드에 해당한다.
- 그런 다음 태그 값에 상고나없이 동작이 일정한 메서드들을 루트 클래스에 일반 메서드로 추가한다.
- 모든 하위 클래스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데이터 필드들도 전부 루트 클래스로 올린다.
- Figure 클래스에서는 태그 값에 상관없는 메서드가 하나도 없고, 모든 하위 클래스에서 사용하는 공통 데이터 필드도 없다. 그 결과 로트 클래스에는 추상 메서드인 area 하나만 남게 된다.
- 다음으로, 루트 클래스를 확장한 구체 클래스를 의미별로 하나씩 정의한다. 우리 예에서는 Figure를 확장한 Circle 클래스와 사각형(Rectangle) 클래스를 만들면 된다. 각 하위 클래스에는 각자의 의미에 해당하는 데이터 필드들을 넣는다. 원에는 반지름(radius)을, 사각형에는 길이(length)와 너비(width)를 넣으면 된다. 그런 다음 루트 클래스가 정의한 추상 메서드를 각자의 의미에 맞게 구현한다.
abstract class Figure {
abstract double area();
}
class Circle extends Figure {
final double radius;
Circle(double radius) { this.radius = radius; }
@Override
double area() {
return Math.PI * (radius * radius);
}
}
class Rectangle extends Figure {
final double width;
final double length;
Rectangle(double length, double width) {
this.length = length;
this.width = width;
}
@Override
double area() {
return length * length;
}
}
위의 코드는 태그 달린 클래스의 단점을 모두 날려버린다. 간결하고 명확하며, 쓸데없는 코드도 모두 사라졌다. 각 의미를 독립된 클래스에 담아 관련 없던 데이터 필드를 모두 제거했다. 살아 남은 필드들은 모두 final이다. 각 클래스의 생성자가 모든 필드를 남김없이 초기화하고 추상 메서드를 모두 구현했는지 컴파일러가 확인해준다. 실수로 빼먹은 case 문 때문에 런타임 오류가 발생할 일도 없다. 루트 클래스의 코드를 건드리지 않고도 독립적으로 계층구조를 확장하고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타입 사이의 자연스러운 계층 관계를 반영할 수 있어서 유연성은 물론 컴파일타임 타입 검사 능력을 높여준다는 장점도 있다. 앞선 태그 달린 클래스를 정사각형도 지원하도록 수정하려면 고칠 곳이 많지만, 클래스 계층구조에서라면 다음과 같이 아주 간단하게 반영할 수 있다.
class Square extends Rectangle {
Square(double side) {
super(side, side);
}
}
태그 달린 클래스를 써야 하는 상황은 거의 없다. 새로운 클래스를 작성하는 데 태그 필드가 등장한다면 태그를 없애고 계층구조로 대체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기존 클래스가 태그 필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계층구조로 리팩터링하는 걸 고민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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